네슬레 온라인 슬롯 퇴직금 못 챙기고 회사 쫓겨난 이유

네슬레는 스캔들에 휘말린 로랑 프레익스 온라인 슬롯를 퇴직금 없이 전격 해임했다. 이사회가 평판 리스크를 재무 리스크와 동등하게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2025-09-03Eva Roytburg & 김다린 기자
네슬레 온라인 슬롯가 스캔들에 퇴직금도 못 챙기고 회사에서 쫓겨났다.[사진=셔터스톡]

스위스의 식품 대기업 네슬레가 노동절 연휴 기간 갑작스럽게 온라인 슬롯 로랑 프레익스(Laurent Freixe)를 해임했다. 직접 보고 라인에 있던 부하 직원과의 사적인 관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점은 회사가 퇴직금조차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넬 미노우(Nell Minow)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정말 이례적”이라며 “그간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해 온 문제 중 하나는 온라인 슬롯가 잘못을 저지르고 물러나면서도 여전히 자리를 보장받거나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가는 사례인데, 이번 결정은 지배구조 차원에서 성공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네슬레도 포춘에 프레익스가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과거 윤리 논란에 휩싸였던 유명 온라인 슬롯들은 수천만 달러의 보을받고 떠났다. 맥도날드 전 온라인 슬롯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부하 직원과의 합의된 사적 관계가 드러난 뒤 4000만 달러를 챙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추가 관계 은폐가 밝혀지자 맥도날드는 1억 500만 달러를 환수했다.

위워크 창업자 아담 뉴먼은 상장 실패와 경영 파탄에도 불구하고 4억 4500만 달러를 보상금으로 받았다.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는 재임 중 두 차례 추락 사고로 34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6000만 달러 이상의 주식 보상을 챙겼다.

미노우는 “이 같은 사례들은 이사회가 일관성 있게 잘못을 감독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는데, 소셜미디어로 인해 이사회가 더 이상 눈감아 줄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잘못된 행동이 불러오는 평판 리스크는 치명적이다. 최근 한 폴란드 온라인 슬롯는 US오픈에서 어린이의 기념 모자를 빼앗는 영상이 공개되며 회사 온라인 평점이 며칠 만에 ‘제로’ 수준까지 추락했다. 2018년 파파존스 창업자 존 슈나터가 교육 세션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자, 메이저리그는 피자 브랜드와의 제휴를 중단했다.

일부 이사회는 이제 성과급 삭감이나 ‘중대한 사유(for cause)’ 해임 등 신속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고 미노우는 경고했다. “온라인 슬롯와 중간관리자를 다르게 대우하는 순간, 직원들은 잘못된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받는다”는 것이다.

사과의 방식도 지배구조의 시험대다. 미노우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재발 방지책이 없는 사과는 최악”이라고 지적하며, 신속하며 행동으로 뒷받침되는 사과를 ‘최고’로 꼽았다.

네슬레의 이번 결정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제 이사회가 평판 리스크를 재무 리스크만큼 심각하게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의 잘못이 더 이상 ‘안락한 연착륙’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