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하고 해임하고…슬롯 사이트 흔드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슬롯 사이트 이사 리사 쿡을 해임한다고 발표하면서 슬롯 사이트 독립성 훼손 우려가 금융시장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2025-08-26Jason Ma & 김다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한 리사 쿡 슬롯 사이트 이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슬롯 사이트) 이사를 해임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시장은 슬롯 사이트의 독립성이 정치적 압력에 의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했다.

S&P500 선물은 0.14% 하락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2bp 올라 2.95%를 기록했다. 달러는 유로 대비 0.09%, 엔화 대비 0.0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슬롯 사이트이 경제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휘둘린다면 국채 금리는 더 뛰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헌법 제2조와 1913년 연방준비제도법 개정안에 따라 쿡 이사를 즉시 해임한다”고 쓴 서한을 공개했다. 이에 쿡 이사는 “대통령이 나를 ‘사유(for cause)’를 이유로 해임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적으로 그럴 권한은 없다”며 “나는 사임하지 않고 2022년부터 이어온 슬롯 사이트 이사로서의 책무를 계속하겠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후 줄곧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제롬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파월 해임 가능성을 언급한 적도 있지만 실제 조치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행정부 인사가 쿡 이사를 주택담보 사기 의혹으로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임을 압박하며 해임 카드를 꺼낸 것이다.

대통령이 슬롯 사이트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대법원 판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대법원은 슬롯 사이트 이사에 대해 ‘사유가 있을 때만 해임 가능’하다고 판결한 바 있으며, 이는 직무 태만이나 범법 행위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사태는 파월 의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월의 의장 임기는 내년 5월 끝나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까지다. 통상 의장이 물러나면 이사회에서도 사임했지만, 이번처럼 독립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남아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현재 슬롯 사이트 이사회는 7명 정원 중 트럼프 지명 인사가 2명이다. 트럼프는 공석이 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자리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자 슬롯 사이트 개혁을 주장해온 스티븐 미란을 지명했다.

JP모건은 “미란의 임명은 슬롯 사이트법 개정 의도를 시사하는 존립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추가로 한 명만 더 지명하면, 슬롯 사이트 이사회는 트럼프 측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체를 좌우하진 못하지만, 예산·인사·지역 연은 총재 승인 등 핵심 권한을 장악할 수 있다.

상원 인준 과정도 정치적 대결로 번질 전망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리사 쿡 해임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지 못한 자신의 실패를 감추려는 것”이라며 “슬롯 사이트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권위주의적 권력 찬탈이며 법원에서 반드시 무효화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