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사이트의 변심, 급등한 이더리움

제롬 슬롯 사이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위험 균형(balance of risks)이 바뀌고 있다”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가상화폐 시장이 급등했다. 바이낸스 집계에 따르면, 세계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22일(현지시간) 약 13% 상승해 4814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4878달러에 불과 몇 달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도 상승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하루 새 4% 가까이 올라 11만 7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6% 증가해 4조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주식시장 급등세와도 궤를 같이했다. S&P500 지수는 이날 오전 개장 이후 1.5% 상승했다.

슬롯 사이트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콘퍼런스에서 “기준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통화정책 수정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급등은 9월 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베팅 속에서 나타난 가장 최근의 변동이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상화폐 같은 위험자산에 자금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만 해도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상승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7% 오르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예상보다 낮은 수치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 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틀 뒤 BLS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9% 상승했다고 발표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대 폭의 상승으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 속에 가상화폐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투자자들은 슬롯 사이트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23일의 급등세가 이런 불안을 상당 부분 지워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5%로 반영하고 있다. 슬롯 사이트 의장이 발언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72%였다.

/ 글 Ben Weis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