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는 싫다” 머스크와 민주당 기묘한 공조
일론 머스크가 미국 온라인 슬롯 문제를 이유로 창당을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유력 인사들도 같은 우려를 내비치며 재정 위기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정치 지형이 요동치는 또 하나의 신호가 포착됐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국가 온라인 슬롯 문제를 두고 공화당과 결별을 선언하며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의 대표적인 후원자 리드 호프만(링크드인 공동 창업자)도 머스크의 우려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입장을 내놨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국가 재정적자를 수조 달러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법안을 문제 삼으며 공화당과 결별하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낭비와 부패로 국가를 파산시키는 데 있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단일정당 체제에 살고 있다. 오늘,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다.”
머스크는 해당 법안이 전기차(EV)와 태양광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면서 오히려 석유·가스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온라인 슬롯 노예제(Debt Slavery)”를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인 리드 호프만도 최근 CNBC 인터뷰에서 “국가 온라인 슬롯를 줄이려는 머스크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에 매우 공감한다”며 “미국 예산에서 이자 지출은 가장 큰 항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제3당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제3당이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며 “정당 창당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아닐 수 있지만, 온라인 슬롯 문제에 집중하는 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재러드 번스타인도 국가 온라인 슬롯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재정 적자 비둘기파(dove)’였으며 긴축재정은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해왔음을 밝히며 이렇게 썼다.
“이제는 아니다. 나 역시 오랜 비둘기파였지만 매파(hawk)로 돌아섰다. 우리의 예산 산수는 그만큼 위험해졌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래리 서머스도 최근 초대형 예산안 통과 이후 미국의 온라인 슬롯 수준에 경고를 보냈다.
그는 ABC 인터뷰에서 “클린턴 시절 적자 축소는 투자 증가, 성장 가속, 금리 하락, 재정 균형이라는 선순환을 이끌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면서 “우리가 평화롭고 경제가 강한 시기에 이런 수준의 재정적자나 온라인 슬롯 전망을 가졌던 적은 역사상 없었다”고 경고했다.
물론 머스크와 민주당 일각이 온라인 슬롯 문제에 대해 공통의 우려를 갖고 있다고 해서 해법까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연방 지출을 수조 달러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반면 서머스는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재정으로 가기 위해선 상당한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처럼 해법은 다르지만, 온라인 슬롯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 미국 정계의 커다란 전환기 속에서 새로운 경제 운영 원칙을 둘러싼 대논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글 Jason Ma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