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업 리더가 둘? 통화정책 권력 분할 시나리오
연방준비제도가 FOMC와 이사회 의장이 서로 다른 인물로 나뉘는 ‘이중 체제’에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슬롯사이트 업)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금리를 인하할 인물을 후임으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엉뚱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슬롯사이트 업의 조직 구조상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의장이 존재할 수 있는 ‘분리 의장 체제’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현재 두 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하나는 슬롯사이트 업 이사회(Board of Governors)의 의장이며, 다른 하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장이다.
역사적으로는 이사회 의장이 FOMC 의장을 겸임해왔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다. 실제로 슬롯사이트 업도 자사 설명자료에서 이 점을 언급하고 있다. “법적으로 FOMC는 내부 조직을 스스로 결정하며, 전통적으로 슬롯사이트 업 이사회 의장이 FOMC 의장, 뉴욕 슬롯사이트 업 총재가 부의장을 맡는다.”
FOMC는 슬롯사이트 업 이사회 7명과 뉴욕 슬롯사이트 업 총재, 그리고 교체제로 참여하는 지역 슬롯사이트 업 총재 4명으로 구성되며, FOMC 의장은 이 위원들이 직접 선출한다. 즉,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이사회 의장과, 통화정책을 주도하는 FOMC 의장이 서로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26년 1월 27~28일로 예정된 FOMC 첫 회의에서 위원들은 새 의장을 선출한다. 파월 의장의 슬롯사이트 업 이사회 의장 임기는 2026년 5월 15일에 끝나지만, 이사회 위원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파월이 사임하지 않고 계속 재임할 경우, 그는 여전히 FOMC 위원 자격을 유지하며 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2026년 1월 31일에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며, 이 자리에 트럼프가 새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인사가 FOMC 첫 회의 이전에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지는 못하므로, 그해 FOMC 의장은 여전히 파월일 수 있다.
이론상 FOMC가 나중에 새 이사회 의장으로 의장 선출 투표를 다시 진행할 수 있지만, 이는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가 아니다. 애틀랜타 슬롯사이트 업의 전 리서치 책임자 로버트 아이젠바이스는 “어느 누구도 FOMC 재투표를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결과적으로 이사회 의장과 FOMC 의장이 다른 사람이 되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으며, 통화정책과 유동성 관리라는 두 개의 핵심 기능이 서로 다른 리더 아래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개의 목소리, 시장은 누구를 믿을까
FOMC는 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며, 이는 트럼프가 인하를 요구해온 대상이다. 반면 이사회는 은행 지급준비금 이자율이나 ‘디스카운트 윈도우(긴급대출 창구)’를 관리한다. 두 기구는 미묘하게 다른 레버리지를 가진다.
슬롯사이트 업 역사상 이사회 의장과 FOMC 의장이 다른 인물인 적은 없다. 또한 누구의 권한이 더 우위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아이젠바이스는 “분리 구조가 현실화하면, 시장은 누가 실질적인 리더인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별개로 시장은 이미 또 다른 우려에 노출돼 있다. 바로 트럼프가 ‘그림자 의장(Shadow Chair)’을 먼저 지명해, 파월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정책 발언으로 시장을 선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트럼프는 지난달 “파월 후임을 곧 지명하겠다”며 “금리를 낮출 인물만 임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1990년대 슬롯사이트 업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신임자가 파월과 다른 메시지를 내면 FOMC 내부 반발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슬롯사이트 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태”라고 경고했다.
야데니리서치의 대표 에드 야데니 역시 “슬롯사이트 업은 만장일치를 중시하는 조직이다. 새 의장이 내부 합의를 이끌지 못하면, 투표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며 의장의 실질적 권한 약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이젠바이스는 “슬롯사이트 업 의장은 다른 위원들에게 명령할 수 없다”며, 1970년대 후반 G. 윌리엄 밀러 의장이 슬롯사이트 업 내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슬롯사이트 업의 전통은 설득이지 지시”라며“누군가 ‘내가 책임자다, 내 말 따라라’고 하면 시스템 전체가 반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