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섞다간 스파이 소리 듣는다" 22대 슬롯 사이트 분열의 기록
22대 슬롯 사이트가 개원한 지 1년이 지났다. '민생'을 강조하던 슬롯 사이트는 실로 '따로국밥'처럼 점점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
'압도적 야당의 승리'
지난해 4월 치러진 22대 총선의 결과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총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에 그쳤지만, 실제 두 정당 사이의 의석수는 71석이나 벌어졌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61석을 확보해 과반을 훌쩍 넘긴 반면 국민의힘은 90명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그런 가운데 거대 양당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헌법 기관으로서의 협치"를 약속했다. '무능슬롯 사이트'라고 불리며 국민에게 실망만 안긴 21대 슬롯 사이트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다.
그로부터 1년.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1주년을 맞이했다. 여야 구분할 것 없이 '민생국회'를 외친 정당과 의원들은 얼마나 '언행일치'의정 활동을 펼쳤을까. 1997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정치권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얼마나 머리를 맞댔을까. 슬롯 사이트가 국회 입법 데이터 분석을 통해 1년 차 22대 국회를 평가했다.
범여당, 법안 발의 60% 이상 차지
슬롯 사이트의원이 4년 임기 내 발의할 수 있는 의안은 법률안을 비롯해 예산안 및 결산, 결의안, 헌법개정, 선출안 등이 있다. 이 중 법률안 발의는 슬롯 사이트의원이 법을 직접 제·개정한다는 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정 활동으로 꼽힌다.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만큼 법률안 발의를 위해선 최소 동료 의원 10명의 발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2대 슬롯 사이트 개원부터 6월 16일까지 각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총 1만 205건이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30개 법안이 매일매일 슬롯 사이트에 접수되는 꼴이다. 지난 21대 슬롯 사이트가 1주년을 맞이하던 당시 9000여 건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규모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22대 슬롯 사이트를 야당으로 시작해 최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6011건 발의했다. 전체 의원의 건수 중 절반 이상인 59%를 차지했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당까지 합하면 60% 이상이 여당 발의 법안이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3331건으로 32.7%에 그쳤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숫자상으로 많은 만큼, 민주당발 법안들이 슬롯 사이트 상임위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가장 '열일'한 의원은 누구일까.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총 151건의 법안을 제출하면서 여야 통틀어 '발의왕'에 올랐다. 특히 윤 의원은 22대 슬롯 사이트 들어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의정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능정보화 기본법 개정안(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근로기준법 개정안(환경노동위), 약사법 개정안(보건복지위) 등과 같이 소속 상임위를 넘나드는 법안을 다수 제안했다.
윤 의원 외에도 민주당 의원 5명이 상위 10인 안에 속했다. 민형배 의원(146건), 이수진 의원(144건), 한정애 의원(1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에선 김선교 의원이 총 92건을 발의하며 전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료 의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법안도 있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에는 무려 108명 의원이 힘을 실었다.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이 공급받아야 하는 의약품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는 현행 기준을 포괄적으로 넓히자는 게 핵심 골자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법은 함께 제출된 비용추계요구서를 근거로 현재 기획재정위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 '주거니 받거니'협상조차 사라져
문제는 의원들의 법안 '접수'만으로 민의의 전당인 슬롯 사이트가 제 역할을 다했다고 평가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발의 최소 요건인 10인 동의를 얻기 위해 같은 소속 의원끼리 '발의 품앗이'를 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그만큼 상대 정당과의 교류는 점점 단절되는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단 의미이다.
10인 이상 공동발의 법안들을 살펴보면, 전체 법안 중 70.9%(7272건)가 같은 정당 의원만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지난 5월까지 슬롯 사이트에 발의된 '계엄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총 70건의 계엄법 개정안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동의 도장을 찍은 법안은 1건도 없다.
주목할 건 정치적 이념과 정책 노선과 무관한 경제 민생 법안에서도 여야는 더욱 멀어지고 있었다.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입법 대책만 보더라도 여야가 함께 공동 발의한 법안은 없는 실정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해 주택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민주당 의원만 서명했다.
대학생 학자금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들의 사회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연체 가산금 비율을 3%에서 2%로 인하하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함께 이름을 올린 13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당장 각 상임위 회의장 모습만 보더라도 여야 간 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여야가 소관 법안을 검토하는 상임위에서 '합의'가 아닌 '단독 표결'로 처리한 사례가 106건이었다. 법제사법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민주당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21대 슬롯 사이트와 비교해 2.7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보다 앞선 20대 슬롯 사이트(4건)와 비교하면 23배나 급증했다.
불과 4년 전인 21대 슬롯 사이트까지만 하더라도 여야는 명목상으로라도 협치를 이어왔다. '주거니 받거니'식 협상의 수단이었을지라도 말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소상공인이 벼랑끝에 내몰리자, 여야 의원 51명은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원을 담은 소상공인 복지법을 추진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여야 여성의원 13명이 동의 없는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 등 4당이 모두 참여했다.
'큰 정치인'점점 사라지는 여의도
의원들 사이에서는 22대 슬롯 사이트가 여소야대로 개원하면서 반대 정당과 협력은 '그림의 떡'이라고 말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과거엔 소속 정당이 달라도 의원회관에서 같은 층을 쓰는 의원끼리는 같이 밥도 먹고 사우나도 즐겨 하던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가당치 않은 소리"라며 "지금은 저녁 식사 자리라도 같이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당의 정보를 흘리는 '스파이'말을 들을 정도로 곱지 않은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실무를 맡는 보좌진 사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보좌진들은 슬롯 사이트 직원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적'이란 인식보단 '선의의 경쟁'이란 인식이 깔렸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 직원처럼 냉랭하다"며 "여야 각 의원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보 공유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를 해소할 중재자의 역할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선수가 높은 의원들이 통상적으로 여야 합의를 끌어내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온 과거와 달리, 지금은 오히려 그들이 앞장서서 대립 구도를 형성하려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를 중재할 큰 정치인이 여의도에 없다는 뜻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역시 "지금처럼 정당 양극화가 정치 양극화로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슬롯 사이트가 유권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어 결국 민의를 왜곡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