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사이트 공신' 한성숙은 중기, 'LG맨' 배경훈은 과기 이끈다

이재명 정부가 초대 내각 후보자에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을 대거 발탁했다. 대통령실 수석에 이어 국무위원까지 IT 업계 출신 전문가로 채우면서 AI·신사업 중심 국정 기조를 한층 명확히 했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된 한성숙 전 슬롯 사이트 대표이사는 1세대 IT 벤처 분야의 전문가로 슬롯 사이트 성장에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1997년 엠파스 창립 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국내 처음으로 각 홈페이지의 자료를 검색해 주는 '열린 검색'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슬롯 사이트 전신인 NHN에 2007년 자리를 옮긴 한 전 대표는 슬롯 사이트에서 서비스1본부장과 서비스총괄 이사 등을 거치면서 슬롯 사이트를 명실공이 포털 업계 1위로 만드는데 주역이 됐다. 2017년에는 슬롯 사이트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리며 5년간 슬롯 사이트 수장을 마기도 했다. 그는 대표 임기 동안 '라인'서비스와 웹툰 유료화 사업을 전개했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슬롯 사이트페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슬롯 사이트 대표 시절 중소상공인에 대한 투자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스토어'사업을 통해 영세상인들의 온라인 쇼핑몰 개설을 용이하게 만들었고 신입창업가를 위한 맞춤 경영 프로그램, 자금 흐름을 돕는 '빠른정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포춘 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기부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한 후보자 소식을 전하며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슬롯 사이트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이어 LG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설계한 AI 전문가가 과기정통부 수장으로 낙점된 것이다.

배 후보자는 광운대에서 전자공학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친 공학박사이다. 특히 박사 과정 중 참여한 벤처 '3R'에서 영상인식 및 3D 기술을 개발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삼성탈레스와 SK텔레콤 미래기술원을 거쳐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LG맨'으로써 그룹의 차세대 기술 연구 부문을 주도했다.

2020년엔 LG그룹이 설립한 LG AI 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돼 이듬해 '엑사원(Exaone)'모델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엑사원은 LG의 초거대 AI모델로서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사용해 추론하는 기능을 갖췄다. 지난해 말에는 엑사원 3.5를 공개하는 등 생성형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배 후보자는 그동안 정부의 기술 정책에도 줄곧 참여해 왔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비롯해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AI 정책 협의회, 초거대 AI추진협의회 등 다수의 정부 기구에서 자문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직도 겸임하고 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