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관세, 그리고 가상화폐… 또 흔들리는 슬롯사이트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슬롯사이트이 한때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2025-06-23Ben Weiss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세계 최대 가상화폐 슬롯사이트이 한 달 만에 처음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원인은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이다.

바이낸스 자료에 따르면, 슬롯사이트은 24시간 기준 4% 하락해 약 9만 9300 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낙폭이 더 컸다. 무려 10% 가까이 떨어졌다. 전체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새 약 7% 급락했다.

이 같은 매도세는 미국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 3곳을 폭격한 직후 나타났다.

지난 6월 중순,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군사용 핵 프로그램 개발 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즉각 이란을 타격했고, 이란도 보복 공격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본격적인 개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밤 자신의 SNS에 “이것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전 세계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란은 이제 전쟁을 끝내야 한다. 고맙다!”라는 글을 전부 대문자로 올렸다.

이번 하락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10만 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최근 1년간 슬롯사이트은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뒤 슬롯사이트 가격은 급등했다. S&P500 같은 주요 주가지수도 올랐지만, 가상화폐 상승폭은 더 컸다. ‘친(親)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이 업계에 호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가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인 2월, 슬롯사이트은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가상화폐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을 잇달아 발표한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후 금융시장 전반이 조정을 받으면서 슬롯사이트 역시 하락했다. 4월에는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의 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슬롯사이트은 2025년 들어 최저치인 7만 5000 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슬롯사이트은 최근 들어 기술주와 나스닥 지수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며 반등했다. 5월엔 월가 투자자들이 미국 상장 ETF를 통해 가상화폐에 다시 진입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들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 글 Ben Weis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