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원내대표 "상법 슬롯 잭팟 시대적 요구"
민주당이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코스피 5000선 부양을 위한 특위를 출범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말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습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내 증시 부양 정책을 약속하며 내건 말이다.
23일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출범식에 참석해 "최근 이어진 코스피 상승세는 국민 주권 정부 탄생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서 내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코스피 5000 특위는 오기형 위원장을 수장으로 김남근, 민병덕, 박상혁, 이소영, 이정문, 김영환, 김현정, 박홍배, 이강일 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활동한다. 자본시장 개선을 위해서 상법 슬롯 잭팟과 자본시장법 슬롯 잭팟,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규제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은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전자주주총회(의무화)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면서 "상법 슬롯 잭팟거스를 수 없는 시대 요구"라며 연내 관련법 개정안 국회 통과 의지를 밝혔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슬롯 잭팟의 핵심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독립이사 ▲집중투표제 강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이다. 이 중 가장 뜨거운 쟁점은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화다.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주주의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이사회가 오너 일가나 최대 주주 경영진의 사익 추구만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는 목적에서다.
시민사회계는 지난 20년 넘게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명분 삼아 이 같은 내용을 담긴 상법 슬롯 잭팟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재계의 반발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집중투표제나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꼽힌다. 오 의원은 "전자 주총 확대 의무화의 경우 국민의힘 공약에도 포함된 내용"이라면서 "더 이상 여야 간 쟁점으로 다뤄질 현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법 슬롯 잭팟이 국회에서 얼마나 진일보할지는 미지수이다. 앞서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진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떠오른 현안 중 하나였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 처리됐다. 지난 3월에도 민주당이 어렵사리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슬롯 잭팟을 단독 처리했지만,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국회 재의결, 그리고 부결까지 이어졌다.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놓고 경제계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 출범 초기인 데다가 이 대통령이 연이어 개혁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여 투쟁'에 나서기엔 조심스럽다는 분위다.
이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지만 오히려 기업인들과 척을 지면서까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당정이 연일 관련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산업계도 마냥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