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세계를 속였다?” 슬롯 사이트의 반전 시나리오

아폴로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슬롯 사이트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분석했다.

2025-06-22Jason Ma & 김다린 기자
슬롯 사이트가 경기침체 아닌 세수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슬롯 사이트 정책을 앞서 경고했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가, 이제는 정반대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슬롯 사이트를 장기 유지해 경제 불확실성을 완화하면서 동시에 미국 재정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승부’를 벌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로크(Torsten Sløk)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 ‘트럼프는 우리 모두를 이긴 것일까?(Has Trump Outsmarted Everyone on Tariffs?)’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는 30%, 기타 국가에는 10%의 슬롯 사이트를 유지하면서 각국에 1년간 ‘비슬롯 사이트 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개방할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상호슬롯 사이트(Reciprocal Tariffs)’ 90일 유예 조치가 곧 종료되는 시점에서 나왔다. 해당 유예는 지난 4월 글로벌 증시 급락을 촉발했던 조치였으며, 협상 여지를 열어두기 위해 마련된 임시 조치였다. 현재까지 영국과의 합의, 중국과의 단기 합의 외에는 이렇다 할 협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슬로크는 이 유예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면, 미국 기업과 교역 상대국 모두가 ‘높아진 슬롯 사이트가 상수가 된 새로운 세계’에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기업 계획, 고용, 금융시장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자체로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세계적인 승리로 평가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정부엔 연 40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가져올 수 있다”며 “10% 수준의 슬롯 사이트라면 교역 상대국도 수용 가능하고, 미국 재정도 좋아질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모두를 속인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슬로크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슬롯 사이트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던 것과 대조된다. 그는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슬롯 사이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연준(Fed)도 금리 결정에 보다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연준은 슬롯 사이트가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은 갈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슬롯 사이트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으며, 다음 달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7월보다는 가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슬로크만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웰스파고증권(Wells Fargo Securities)의 주식 전략 책임자 크리스 하비는 “슬롯 사이트가 10~12% 선에서 안정된다면 경제에 큰 부담 없이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며 S&P500 지수가 7007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제권과 실질적인 무역 합의가 있어야 시장이 올해가 아닌 내년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