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방시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초동 서나

BTS의 '군백기' 종료를 10여일 앞둔 슬롯 꽁 머니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다. 사정권은 창업주인 방시혁 의장을 향한다.

2025-05-29김나윤 기자
지난해 5월 방시혁 슬롯 꽁 머니 의장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방시혁 슬롯 꽁 머니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에 대해 검찰 수사 의뢰를 앞두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의혹이 짙다고 판단하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19년 슬롯 꽁 머니의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는 거짓 정보를 흘려 지분 매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방 의장은 자산의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 보유 지분을 팔도록 했다. 사실상 사모펀드가 슬롯 꽁 머니의 주식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도록 방 의장이 '중간 다리'역할을 한 셈이다.

핵심은 '대가성'여부이다. 방 의장이 PEF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0년 10월 슬롯 꽁 머니가 증시에 입성하자, 방 의장은 PEF와의 약속에따라 40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정산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증권신고서에 별도 기재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방 의장이 지분 매각 과정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 조사2국은 방 의장과 슬롯 꽁 머니를 상대로 자본시장법상 시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강도 높은 내사를 진행해 왔다.

조사2국은 주로 비자본시장 내에서 벌어지는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단속 조사하는 담당 부서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근까지 MBK파트너스를 조사한 담당국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조만간 조사 진행을 마무리 짓고 검찰 수사 의뢰를 통해 엄정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관리 감독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PEF를 더는 방치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PEF 운용사 CEO들과 간담회에서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 강조한 바 있다.

검찰 수사에서 관련 혐의가 인정될 경우, 방 의장은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 전문가들의 평가다. 자본거래법에 따르면 위반행위로 이익을 얻거나 회피한 손실 규모 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슬롯 꽁 머니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