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대선 슬롯 꽁 머니] 세금 깎기만 하면 세수 펑크 어쩌나

대선후보마다 '감세 슬롯 꽁 머니'을 약속했다. 반면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2025-05-14김나윤 기자
[사진=뉴시스]

이재명 "손쉽게 증세 말하기는 바람직하지 않다"(4월 17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김문수 "나는 원래 감세 주의자다"(4월 17일 국민의힘 당사 백브리핑에서)

각 정당이 21대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달. 두 후보가 공교롭게 같은 날 세제 개편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증세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두 후보의 입장은 21대 공식 슬롯 꽁 머니에서도 그대로 담겼다.


대선후보들, 직장인 향해 "월급 사수하겠다"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근로소득세의 과표 조정을 통해 직장인들의 유리 지갑부터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월급쟁이의 원천징수'라고 불리는 근로소득세는 국세 수입 중 2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법인세 다음으로 높은 세목이다. 하지만 16년간 과표 구간이 멈춰 있다 보니 그동안 소리 없는 증세라고 불려 왔다.

지난 2월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안 올라도 누진제에 따라 세금이 계속 늘어난다"며 직장인 감세를 당론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근로·종합소득세 공제액을 현행 15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상향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물가연동제를 도입해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소득세 과세를 조정하겠다고도 슬롯 꽁 머니. 세율 구간은 그대로인데 명목소득이 늘어 실질적으로 증세 효과를 내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임광현 민주당 월급방위대 간사는 "대기업·초부자 감세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급감했지만 오히려 근로소득세 부담률은 증가슬롯 꽁 머니"며 "부자 감세에 따른 세수 펑크를 월급쟁이의 '유리 지갑'으로 메꾸는 형국"이라고 지적슬롯 꽁 머니.

이 후보는 프랑스에서 도입하고 있는 '가족계수제'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자녀가 많을수록 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출산율 제고를 위해 시작슬롯 꽁 머니.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역시 중산층 감세 슬롯 꽁 머니으로 소득세 개편을 발표했다. 기본공제액 구간을 1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를 약속했다. 이 후보안보다 120만원 더 늘린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세도 추진한다. 70세 이상 경로우대자 공제액은 100만 원→200만 원으로, 장애인 공제액은 200만 원→3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김 후보는 보육수당 비과세 혜택도 확대하겠다고 슬롯 꽁 머니. 지금까지 6세 이하 자녀에 대해 자녀수와 관계없이 지원하던 월 20만 원 비과세 혜택을, 자녀 1인당 20만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업, 공정 과세" vs 김 "법인세 적극 인하"

14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경남 밀양시 밀양관아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정용우, 손정혜 씨의 육남매 자녀들에게 꽃을 전달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계의 1호 민원'으로 불리는 법인세 인하 요구에 대해선 김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슬롯 꽁 머니. 국민의힘은 기업활동 촉진을 위해 현행 최고 세율 24%를 21%로 줄이겠다고 슬롯 꽁 머니.

나아가 대통령실 내에 '기업 민원 담당 수석'을 신설해 기업인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슬롯 꽁 머니. 김 후보는 지난달 19일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하고 정부 사업 입찰 시 가점 부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우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재계와의협의에 손짓슬롯 꽁 머니.

반면 이 후보는 법인세 개편을 놓고 과거 달리 소극적인 모습이다. 현행 세율인 24%를 유지하되, 세율의 내실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이 후보는 "미국과 일본처럼 한국도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산업 국내생산 촉진세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슬롯 꽁 머니. 이 후보가 언급한 '전략산업 국내생산 촉진세제'는 전기차나 재생에너지 분야 등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량에 비례해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세제 혜택이다.

이는 2017년 대선 때와 극명하게 다른 기조다. 당시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는 "법인세 30% 인상"을 공식 슬롯 꽁 머니으로 외친 바 있다. 기업의 해외 이탈 우려가 제기되자 당시 이 후보는 "우리나라처럼 기업을 이용해 중범죄 행위를 해도 처벌 안 되는 나라 별로 없다"면서 ”세율을 8% 정도 올려도 탈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발의한 이른바 '횡재세'재추진에 대해서도 선 긋는 분위기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대내외적 상황으로 기업들이 아우성치고 있는 가운데서 횡재세를 추진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도 슬롯 꽁 머니. 횡재세는 금융 기업이 120%를 초과하는 이자 수익을 벌어들인 경우, 초과 이익의 40% 이내에서 '상생 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나라 재정 걱정은 '뒷전'

지난 1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나라 곳간이다. 너도나도 감세 슬롯 꽁 머니 경쟁에 뛰어들면서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마다 표심 확보를 노리고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재정 사업을 줄줄이 발표하자, 실질적인 재원 마련이 가능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후보들은 “지출 구조조정”과 같은 추상적인 재원 대책만 제시했다.

여기에 최근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까지 편성하면서 나라 빚은 더욱 늘어났다. 정부가 추경 규모의 70%(9조 5000억 원)를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면서 국가 채무액은 1273조 3000억 원 →1280조 8000억 원으로 증가슬롯 꽁 머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8.4%로 0.3% 상승슬롯 꽁 머니.

20년 넘게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전직 관료는 "취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일지라도 필요한 재정 총량을 감안해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만 정책의 지속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말슬롯 꽁 머니.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