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 결제’에 열광하는 청년들

Z세대는 슬롯사이트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습관이 장기적으로 과소비와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5-05-12Preston Fore & 김나윤 기자
슬롯사이트 서비스가 유행 중이다.[사진=셔터스톡]

미국 내 약 3000만 명의 Z세대가 신용카드를 버리고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uy Now, Pay Later, 슬롯사이트)’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다. 슬롯사이트은 소비자에게 유연성을 주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과소비와 충동적 지출로 이어질 수 있는 ‘덫’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Z세대의 ‘미루기’ 습관은 이제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Z세대의 약 40%는 고가의 가방이나 맥도날드 배달 주문을 한 번에 지불하지 않고, 슬롯사이트 서비스를 통해 주간 혹은 월간 할부로 지불하고 있다. 이제는 이 서비스가 신용카드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슬롯사이트이 고금리 없이 지불을 분산할 수 있는 더 유연하고 단순한 방법이라고 느낀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정 이해도가 낮고, ‘둠 스펜딩(스트레스를 소비로 해소)’ 경향이 있는 Z세대에게는 이런 습관이 과소비의 위험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Z세대 슬롯사이트에 열광하는 이유

미국 Z세대의 44%가 지난해 BNPL을 사용했다. 25세인 사브리나 로자는 슬롯사이트과의 인터뷰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 비용 4000 달러를 애프터페이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보다 훨씬 좋은 대안”이라면서 “한 번에 지불할 돈이 없었기에, 예산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자와 그녀의 친구들처럼, 많은 Z세대는 옷 쇼핑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에 슬롯사이트을 사용하고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슬롯사이트이 재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클라르나, 애프터페이, 어펌 같은 서비스는 ‘무이자 4회 분할 납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조건은 다양하다. 일부 긴 할부는 최대 36%의 연이자를 부과하며, 연체 시 수수료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애프터페이 측에 따르면 전체 거래의 98%는 연체료 없이 진행되며95%는 기한 내 지불됐다. 즉, Z세대가 지금 당장 ‘빚더미에 앉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

비용을 나중에 지불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심리적 유예’를 제공해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슬롯사이트을 제공할 경우 소비자는 평균 20% 더 많은 지출을 한다.

현재 미국엔 슬롯사이트을 제공하는 회사가 여섯 곳 이상이다. 여러 개의 슬롯사이트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재정적으로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애프터페이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1%는 신용카드에 대해 ‘불쾌한 감정(ick)’을 갖고 있으며, 전통적 신용보다 슬롯사이트이 더 재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재무 전문가 노아 커너는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저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슬롯사이트은 신용점수에 반영되지 않아 과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흐리게 만든다”고도 했다.

시노버스 은행의 자산관리사 앨리슨 카일은 “신용카드 빚은 벗어나기 어려운 함정”이라며 “필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것’이라면, 기다리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 글 Preston Fore & 편집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