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 시장 “춘천의 30년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실험, 이제 결실 거둘 때”

[LOCAL CHAMPION | CHUNCHEON] 육동한 춘천시장

2025-05-13김나윤 기자

춘천의 70여 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기업들은 지난해 총매출액 1조 4000억 원(2024년 기준)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03년 28개 기업 365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3700% 성장했다. 30년 전 춘천이 뿌린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정책의 씨앗이 험난한 시간을 이겨내고 이제야 싹을 틔워 자라고 있는 것이다.

춘천=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사진 강태훈

춘천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도시의 맏형이다. 한국 사회에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보다는 '생물'이란 단어가 익숙하던 그때 그 시절부터 춘천은 일찌감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생태계를 꾸려왔다. 1995년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1998년엔 국내 최초로 생물산업육성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2000년대부터는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기업이 하나둘씩 춘천으로 모여들었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기업들뿐이었다.

춘천이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를 주력 산업으로 점찍은 건 어쩌면 당연했을지 모른다. 수도권 상수원 보호지라는 지리적 한계 탓에 애당초 '굴뚝'산업은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배계섭 전 춘천시장(민선 1기)은 "그래도 지역에 기반 산업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무공해'산업인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를 택했다.

일찌감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업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중앙 정부와 대기업의 관심은 냉랭했다. 넉넉지 못한 재정 상황에서 춘천은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내걸었다. 하지만 기업들은 서울을 벗어나면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저마다 절레절레했다. 2005년 황우석 박사 논란이 악재로 겹치면서 정부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관련 사업과 예산은 줄줄이 올스톱되고 말았다.

2010년대 들어 전국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붐으로 한창 들끓기 시작했다. 인천 송도에는 셀트리온·삼성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로직스와 같은 굵직한 대기업이 첫 삽을 떴고, 충북 오송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필두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관련 유관 기관이 대거 이전했다. 반면 춘천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정부가 오송 생명과학단지 조성에 10조 원 이상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춘천이 지원받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사업 국비는 고작 150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춘천은 포기하지 않았다. 없는 살림을 쪼개가며 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중견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기업을 하나씩 끌어모았다. 자체적으로 춘천슬롯사이트 소닉 추천산업진흥원을 출범해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도 노력했다. 지역 거점 대학인 강원대, 한림대와 함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학 연구 체계를 마련했다.

30년간 노력 끝에 춘천은 어느덧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매출 1조 원 도시로 거듭났다. 2003년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타운 입주 기업 28곳의 실적을 다 합쳐도 365억 원에 그쳤던 매출 성과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들이 고용한 직원만 현재 3000명이 넘는다. 휴젤, 씨트리 등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기업도 7곳이나 배출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배계섭 초기 시장을 시작으로 역대 시장들이 뿌려온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정책의 씨를 후배 시장으로서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척 크다"면서 "지역에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업 생태계를 안착시키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면, 앞으로는 이 생태계에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게 우리의 다음 과제"라고 설명했다. 육 시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춘천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벨트를 물었다.

Q 춘천의 기반 산업이 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인가.

많은 산업 관계자와 대화해 보면 춘천이 최근 들어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업에 투자를 늘려왔다고 생각하더라. 그간 춘천은 한 우물 파는 심정으로 1990년대부터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업을 키워왔다. 그 과정에서 송도와 오송의 '그늘'에 다소 가려진 것도 사실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던 시절 속에서도 묵묵히 이끌어온 춘천의 실험이 이제야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송도, 오송과 계속 비교되는 게 자존심 상할 법하다.

송도는 잘 아시다시피 삼성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로직스와 같은 대기업이 자리 잡으면서 도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었다. 거기에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도 크게 작용했다. 오송의 경우 생명과학단지를 시작으로 2009년 대구와 함께 첨단의료복합단지까지 유치하며 한국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다만 춘천과 오송은 애초 성장 모델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Q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오송 단지는 중앙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한 클러스터다. 각종 지원 혜택을 통해 이미 완성된 기업을 지역 내로 유치하며 단지가 빠르게 가동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춘천은 이제 사업에 첫발을 떼는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식으로 컸다. 산업단지 조성도 자체적으로 준비하며 느리지만 수십 년간 기업과 함께 자립심을 키워왔다. 지난해 선정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도 중앙 정부의 특구 사업에 우리가 도전해 유치한 것이다.

Q 전략적으로 강소 기업만 유치하려는 건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 정착하기에 유리한 맞춤 지원책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기업이 들어오고 싶어도 더는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춘천의 산업단지가 모두 소진이 된 상황이다. 그래서 단지를 두 배 규모로 늘리는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춘천에 들어선 기업이 중소, 중견 기업 위주로 보이지만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 모두 7곳에 이를 정도이다.

Q 송도(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시밀러), 오송(신약)과 비교해 춘천의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콘셉트는.

지금껏 춘천은 생물 의약 소재와 진단 영역에서 특화돼 왔다. 특히 진단 사업 역량은 서울과 대전 다음으로 우수한 평가 받는다. 현재는 그린슬롯사이트 소닉 추천를 바탕으로 신물질 개발에 집중하려는 형태이다. 여기서 나오는 연구 결과로 송도와 협력해 시제품 생산의 분업 체계를 이루려고 한창 논의 중이다. 이 외에도 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지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산업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다.

춘천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육성 경험을 노하우 삼아 의료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해 의료 연구에 집중하는 정밀 의료가 핵심 산업으로 지역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의료와 공학이 협력할 수 있는 의료 클러스터 조성이 한창 가동하고 있고, 전국의 거점 대학병원과 연계한 의료 빅데이터 서비스도 구현 중이었다. 일반 산업단지로는 미래 첨단산업을 대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기업혁신파크와 같은 지역 내 새로운 허브가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Q 수많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특구와 달리 춘천 기업혁신파크의 차별점은.

주요 기반 산업은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 영역이다. 기존 임상의학이 질병에 따라 확인된 치료법을 적용하는 행위에 집중해 왔다면, 정밀의료는 미래 질병에 대한 치료법 연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차세대 의료 기술이 적극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나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끌고 가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기에 ERP 전문기업인 '더존비즈온'과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Q 앵커 기업이 왜 ICT 분야인가. 당연히 의료·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사업체와 손잡을 줄 알았는데.

정밀의료는 의료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전국 거점 대학병원의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여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법을 개별화하는 게 최종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실현하기 어렵다. 혁신파크 내 더존을 중심으로 한 슈퍼컴퓨터 단지가 필요한 이유다.

Q 연계 정책인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특화단지 조성에도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인다고.

그렇다. 지난해 춘천과 홍천이 특화단지에 최종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50여 개의 기업이 투자 의향을 밝혔다. 넥스팜코리아, 신신제약 등 유망 있는 기업 15곳은 춘천으로 본사 이전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춘천에서 기업 활동을 하며 상장을 이룬 성공 사례가 있고,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이 실질적으로 크다 보니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단지에 입주하려는 것 같다.

Q 의료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춘천이 얻는 가장 큰 가치는.

사실상 수도권화된 도시로서 탈바꿈해 지식산업도시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는 것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내실을 다진다면 자연스레 지역 내 대학도 산학의 허브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될 거다. 특히 교육과 일자리는 젊은이들이 도시를 선택하는 가장 우선순위 아닌가. 춘천에서 머물면서도 일-결혼-출산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지리적으로는 강원도에 속하지만, 도시 수준으로는 탈강원도를 꿈꾼다.

Q 강원도에서 들으면 서운하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역 도시가 서울과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결국 서울과 비슷한 체급이 돼야 하지 않겠나.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다 잘할 수는 없다. 도시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선도 모델이 도시 전체를 끌어 올린다는 점에서 춘천은 그 견인차의 역할로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와 첨단 의료를 택한 셈이다.

Q 클러스터 조성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꼽자면.

인재를 키울 교육 시설이다. 지역으로 사람을 유인하는 게 일자리라면, 이들을 머물게 하는 것은 교육 인프라이다. 그냥 경제활동만 하러 오는 사람들은 인력에 지나지 않는다. 인재로서 성장해 산업 부가가치를 창출해야만 지역에도, 사람에게도 상호 이익이 되는 것 아니겠나. 인력이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선 잘 다져진 교육 체계가 담보돼야 한다.

Q 당연히 '대기업 본사 유치'가 가장 중요한 목표일 줄 알았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기업의 R&D만 들어올지, 아니면 본사까지 이전할지 여부는 기업활동의 효율성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지역 입장에서는 당연히 본사와 공장이 함께 이전하는 걸 원한다. 절대적인 사람 수가 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그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나. 수년에 걸쳐 많은 공공기관과 공기업 본사가 ‘지역 균형’이라는 이유로 전국 곳곳으로 재배치됐다. 하지만 덕분에 늘어난 건 수많은 주말 부부와 KTX 배차 간격뿐 아닌가.

육 시장이 "교육이 도시의 핵심 키"라고 단언하는 배경엔 과거 신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몸소 경험한 바 있어서다. 2009년 세종신도시 사업이 본격화하자 육 시장은 국무총리실에서 몸담으며 서울과 세종, 중앙 정부와 충청권 지자체 사이에서 조율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엉덩이 무거운 공무원들을 세종으로 '강제 이주'시킨 게 그가 공직자로서 맡은 마지막 업무였다.

그는 "세종이 유령도시로 전락하는 걸 막기 위해서는 다른 인프라는 다 포기하더라도 후배 공무원들의 자녀 교육만큼은 걱정 없게 했어야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육 시장은 "세종에서 익힌 노하우를 이제는 춘천에서 실현할 때"라고 강조했다.

Q 교육 인프라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해외 인력 유치까지 감안했을 때 완벽한 외국인 교육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인천 사례를 보면 송도, 영종도, 청라가 경제자유구역으로 묶이면서 그곳에 다양한 국제학교가 자리를 잡았다. 졸업 후 바로 그 지역에서 경제 활동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마련되고, 그들의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역 예산과 시스템이 갖춰지더라. 결혼과 출산까지 충분히 염두에 두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니 그 지역은 외국인 인재에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인 걸로 안다.

Q 그렇게 열심히 육성하더라도 결국 다들 서울로 떠나 버리면 그만 아닌가.

그렇다면 왜 외국인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걸까.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지역에서의 의식주 생활이 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 시설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외국인이 지역에 정착할 수 없다. 교육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담보돼야 하고, 안정적인 주거 지원, 또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필수이다. 춘천도 본격적인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국제협력관실을 조직 편성했다. 단순히 외국인을 관리하는 차원의 부서가 아니라 시민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Q 서울과 가까운 만큼, 기업과 사람 유치와 이탈 방어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궁극적으로 지역에서 하는 모든 정책은 결국 큰 틀에서 하나의 인구 정책인 셈이다. 지역 인구구조를 보면 아무리 지자체에서 노력한다고 한들, 유입 요인보다 유출 요소가 더 많은 게 현실 아닌가. 춘천 인구가 29만 2000명대에서 수년째 정체돼 있는데, 이 수치를 늘리기는커녕 줄어드는 걸 방어해 보자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이 스스로 자생할 힘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