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긴 한데 메이저사이트도 해야 하고…‘방치형 메이저사이트’ 인기↑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이 스낵 컬쳐와 메이저사이트사 잇속이 맞아떨어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2024-06-02이세연 기자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캡처.

[WHY? 팬데믹 이후 모바일 메이저사이트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오히려 인기가 증가했다.]

메이저사이트을 꺼놔도 캐릭터가 알아서 성장하는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숏츠, 인스타그램릴스와 같이 호흡이 짧은 '스낵 컬쳐'로 묶이면서 쌍끌이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메이저사이트업계에 따르면, 현재 엔씨소프트는 자사 최대 IP '리니지'를 활용한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제작하고 있다. 리지니 IP를 총괄하고 있는 이성구 최고사업책임자(CBO) 산하에서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주력 사업인 다중접속역할수행메이저사이트(MMORPG) 메이저사이트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권고 사직·자회사 분사 등 실적 개선에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가운데 메이저사이트사 입장에서는초기투자 부담이비교적적고, 유저 입장에서는메이저사이트 접근성이 높아(MMORPG 등 기존 메이저사이트 대비) 진입장벽이 낮은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 모습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산 방치형 RPG 메이저사이트'버섯커 키우기'가 엔씨소프트의 인기 MMORPG 메이저사이트 '리지니M'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내 모바일 메이저사이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가 3일 발표한 메이저사이트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메이저사이트 트렌드는MMORPG 등 능동·체험형 메이저사이트보다캐주얼·서브컬처·방치형RPG 등 수동·감상형 메이저사이트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 바쁜 현대인위한 '친절한' 메이저사이트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특유의'저부담 고효율' 패턴으로 유저들을 소구한다. 바쁜 현대인들은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메이저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는 '쾌락 보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윤형섭 전주대학교 메이저사이트콘텐츠학과 교수는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빠르게 성장하려는인간의 욕구'라고 말했다. 그는 "바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메이저사이트도 하고 싶은 현대인들은 '레벨업'이라는 노동을 누군가 대신해 줬으면 한다. 이 수요가 오늘날의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만들었다"며 "소위 말하는 '메이저사이트의손맛'은 스페셜 포스, 철권 등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메이저사이트에서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스낵컬쳐 트렌드와 맞물려 시너지가 극대화되는 모습이다.이종창 샌디플로어 대표는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작은 보상을 초 단위로 지급하거나하룻밤 사이에많은 보상을 지급해,단시간에 잦은 빈도로 쾌락을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과 잘 맞물린 것 같다"며 "또 최소한의 노력으로 성과를 얻을 수 있게끔설계돼'시간 효율성' 측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MMORPG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유저들의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국내 메이저사이트 트렌드가 모바일 MMORPG에 집중돼 있었다면, 지금은 이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유저들이 떠나가기도 했다"며 "신규 유저들은 하드코어한 장르에부담감을 지니고 있다. 또 RPG 메이저사이트은 기본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입할수록 캐릭터가 성장하는데,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그러지 않아도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중소 메이저사이트사 전유물? No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중소 메이저사이트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소과금의 다수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대기업,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쉽사리 뛰어들 수 없었다.

이종창 샌디플로어 대표는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장기적으로 롱런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보니, RPG처럼적은 유저가 많은 금액을 사용하는 것보다 많은 유저가 적은 금액을 쓰게 만드는 전략이 생겨났다"며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UA 광고 시장 등 방법으로3000원을 지불해 다수의 유저들을 데려오고, 이 유저들에게 (소과금 수준인)3100원을 사용하게 해 수익을 내는'박리다매식'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현재는 방치형 메이저사이트 인기가 높아지면서이비즈니스 모델이오히려 각광받고 있다. 개발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이용자 풀을 확보하기 쉬워져서다. 이 때문에ARPU(가입자 당 평균 매출)가 높지 않아도 매출고를 꾸준히 올릴 수 있게 됐다.

특히지난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넷마블과 네오위즈가 눈에 띈다.

넷마블은 최근 자사 대표 메이저사이트인'세븐나이츠'와 후속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8월 22일 자로 종료하겠다고 공지했다. 메이저사이트 개발 및 유지 어려움 때문이었다. 세븐나이츠는 지난 2014년 출시해 올해로10주년을 맞은 넷마블의 장수 메이저사이트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서비스 장기화로 인해 개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자체 엔진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다 보니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쉽지 않아 아쉽게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븐나이츠의 IP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메이저사이트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활발히 운영 중이다. 세븐나이츠키우기는 출시 5일 만에 국내애플 앱스토어 메이저사이트 매출 1위, 국내 구글 플레이 메이저사이트 매출 2위를 기록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 메이저사이트 순위 탑5를 달성하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 같은 메이저사이트들은 '방치형'이라는 이름처럼'보면서 육성하는' 재미가 있다. 또 어떤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어떤 이벤트를 하냐에 따라 PLC(제품 수명 주기)를 연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출시된 네오위즈의 방치형 메이저사이트 '고양이와 스프'는 매출 97%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높은 해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5500만 회를 넘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고양이와 스프는 메이저사이트 플레이에 있어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없다. 또 고양이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며 "광고를 시청하거나 '인앱결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로 설정돼있다. 하지만 메이저사이트 진행에 있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플레이 속도나 레벨을 높이기 위해 선택적으로 구매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냥 장밋빛 전망은 아냐

모든 메이저사이트 장르가 그렇듯 방치형 메이저사이트도 '다운 사이클'을 피해 가기는 어렵다.

김현기 라텔메이저사이트즈대표는 "메이저사이트 시장은 장르별 트렌드가 3~4년 주기로 교체되는 모습이다. 메이저사이트사입장에서도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개발할 때는 플레이타임을길게 잡기보다3~6개월 정도 유지하는 것을목표로 하는 모습이다. 유저리텐션(잔존율)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라며 "방치형 메이저사이트 특성상 메인 컨셉이'방치'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3~6개월의) 플레이타임이 지나면 콘텐츠 업데이트 여부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한계를 맞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디펜스 메이저사이트(적들의 진입을 막는 메이저사이트)처럼항상 수요가 있어왔다.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하다가 또 다음 사이클이 오면 다시 한번 부상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대부분의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이 아직 국내 위주로만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해외에서 방치형 RPG 장르가 떠오르는 것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구권은 아직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을 '메이저사이트'으로 보지 않는 모습이다. 그들 입장에서 메이저사이트은 일종의 '상호작용'인데, 방치형 메이저사이트은 이 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메이저사이트코리아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