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종의 MiniMax] 슬롯사이트 업 후추위 즉각 해체하고 원점에서 다시 구성해야

외유성 출장 의혹 만으로도 신뢰 상실…최정우 회장도 경영공백 없도록 최선 다해야

2024-01-24채수종 기자

슬롯사이트 업 후추위 원점에서 다시 구성해야

외유성 호화출장 논란에 휩싸인 슬롯사이트 업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쏟아지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차기 회장 추천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후추위는 1차 후보군(22명)에서 ‘롱 리스트’와 ‘쇼트 리스트’를 결정하고, 이달 안에 5~6명으로 압축한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중 최종 1명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다. 후추위의 추천을 받은 최종 1인은 3월 중 이사회와 주총승인을 받아 앞으로 3년 동안 재계 5위인 슬롯사이트 업그룹을 이끌게 된다.

하지만 후추위 멤버인 사내•외 이사 12명과 최정우 회장 및 그룹 관계자 등 16명이 배임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개최한 이사회에는 후추위 멤버 사외이사 7명전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5박7일 동안 골프와 전세헬기 관광 등으로 6억8000만원을 썼다. 회의는 단 하루만 했다.

이에 앞서 2019년 8월 최 회장은 이들 멤버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중국에서 열면서 전세기까지 띄우며 7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슬롯사이트 업홀딩스는 “해외 이사회 개최는 통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밝혔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이들 사외이사 모두 최 회장 임기 중에 선임되거나, 연임됐다. 최 회장이 장기집권을 위해 외유성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정우 슬롯사이트 업그룹 회장

최 회장은 슬롯사이트 업 안팎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3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후추위는 “(차기 회장 인선작업을)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며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반성은 하지만 회장 인선작업은 계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그러나 후추위의 권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다.

후추위의 임무완료(?)를 위한 강행군 선언으로 오히려 슬롯사이트 업의 경영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최 회장의 3연임 의지를 꺾은 최대주주(지분율 6.71%)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칫 지난해 KT처럼 CEO 공백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경영도 크게 악화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업홀딩스는 지난해 매출77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 줄었다.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27% 급락했다. 철강가격 하락과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관련 부문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올해 실적 반등도불투명하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현지 정부 고위관료들과 미팅을 했다. 올 시무식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약속된 미팅이어서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가 ‘경영공백없는 CEO 교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슬롯사이트 업 채수종 기자 bell@fortunekorea.co.kr